[KBO] 윤석민-조성환 사태를 보며 든 몇가지 생각들 스포츠

1. 장기간의 패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것이 야구라는 스포츠입니다. 투수가 상대 타자 몸에 공을 맞히거나(빈볼 또는 사구), 타자가 친 타구에 상대팀 수비수나 파울볼에 관중이 맞아 실려나가는 일도 있고요....주자와 수비수가 우연히 충돌을 하여 큰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벤치 클리어링도 발생하고.....연속경기 QS 기록도 나오고 연속경기 홈런 기록도 나오고.....최다 실책도 나오고 별별 일들이 다 일어나지요......

문제는 그러한 상황들이 어떤 시점에서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지요.....지난 주 롯데가 SK, 두산을 상대로 기적적인 6연승을 거두고 기아가 넥센-삼성과의 6연전에서 2승 4패로 무너지며 롯데와 기아의 4강 싸움을 끝났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야구라는 것 모르거든요. 그 반대의 상황이 분명히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오늘부터 두산-SK와 5연전, 그리고 9월 초 기아와의 광주 2연전이 잡혀있는 롯데의 일정이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정말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 8월 24일 경기는 경기 중반부터 중계방송을 봤는데요.....나지완 선수의 활약으로 기아가 경기를 뒤집고, 8회부터 윤석민 선수가 올라와 좋은 투구를 펼치는 모습을 보며 졌구나 싶었습니다. 4강 싸움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정말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채널을 돌렸드랬지요.....

그리고 그 경기 9회말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성환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고, 그 경기에서 등판 이후 언히터블의 모습을 보여주는 윤석민 선수가 여전히 마운드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공이 정확히 조성환 선수의 머리를 강타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지요.....

네...체인지업이 손에서 빠져 머리로 날아간 것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로 전 시리즈에서 윤석민 선수는 롯데 타선의 핵이자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홍성흔 선수의 왼손에 공을 맞추어 정규 시즌 아웃이라는 큰 사태를 초래했었고, 뒤이어 중요한 시점에서 또다시 롯데의 또다른 축이자 캡틴인 조성환 선수의 머리를 공으로 맞춰버리는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죠.....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친 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롯데 팬이지만 윤석민 선수는 현재 리그에서 보기 드문 우완 에이스 투수로 단순히 응원하는 팀을 떠나 리그를 이끌어갈 젊은 에이스 투수라 생각하기에......

3. 하지만 문제는 시점이 너무 애매했다는 것이지요. 그 경기에서 기아가 롯데를 잡는다면 정말 4강에 대한 마지막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 앞 3연전에서 윤석민 선수의 실수로 홍성흔 선수는 남은 경기 출장이 불가능할 정도의 부상을 당했고 그 시점에서 롯데의 4강 탈락과 기아가 역전해서 4강에 올라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어가는 분위기였고(물론 두산 SK를 롯데가 모두 스윕해버릴지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마는), 한주가 지나 그 시나리오가 폐기처분될 시점에서 또 한명의 경쟁팀 주축 선수를 실려나가게 만든 것이지요.

4.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듯이 그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을 관중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야유는 나올 수 밖에 없고(또 그 상황에서 윤석민 선수가 계속 마운드를 지키고 이대호 선수를 고의 사구로 그리고 다음 타자인 가르시아 선수를 잡아내며 게임 셋....뭐 이건 당연한 수순이라 욕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네요) 일부 팬들의 과격한 행동으로 정말 꼴사나운 모습이 야구장에서 전개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야구장에서 이물질을 던지며 경기를 지연시킨 일부 팬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습니다. 심정적으로 이해한다와 그 행동이 정당화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에 당시 야구장에서 부상의 위험이 있는 이물질을 집어던진 팬들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물론 제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욕은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만 던지는 것은 정말)....

5. 문제는 경기 이후의 상황이었지요. 윤석민 선수가 경기 종료 후 마운드에 올라와 관중들과 롯데 벤치를 향해 모자를 멋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사과의 제스쳐를 취한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기 후 조범현 감독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데리고 있는 선수의 실수로 핵심 전력 두명이 전력에서 이탈한 경쟁 구단에 대한 형식적인 사과 코멘트마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윤석민 선수가 조성환 선수에게 직접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지 않은 모습이 컸지 않나 싶습니다. 홍성흔 선수가 공에 맞아 부상을 당했을때는 바로 다음날 기아 프런트에서 롯데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고, 그런만큼 롯데 프런트에서 고의성이 없는 사구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고 넘어갔지요(그리고 홍성흔 선수가 역으로 윤석민 선수를 걱정하는 코멘트를 하며 잘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대처가 빠져 있다는 점이 씁쓸하네요. 오히려 조성환 선수가 윤석민 선수를 걱정하며 괜찮다는 코멘트를 했고, 직접 사과가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윤석민 선수도 경황이 없어 그런 것일 거라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롯데 팬으로서 참 멋지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약간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6. 솔직히 경기 후 선수와 구단의 사후 대처만 제대로 돌아갔어도 지금 이 사건이 이정도의 진흙탕 싸움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뜬금없는 지역 감정 논란과 사직 구장 관중 문화 문제 등 중요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과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에 더 씁쓸해지네요......

7. 일부 기자들이 쓴 기사들과 일부 기아팬들의 과도한 실드는 그만큼의 반발만 더 불러오는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았습니다. 우울증, 공황 장애...이제는 별별 말들이 다 나오고 있지요. 그로 인해 전도유망한 투수의 커리어가 끝나가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면서 윤석민 선수는 비극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안타깝지요. 하지만 그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조성환 선수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들은 짤막하게 언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윤석민 선수에 대한 우호적 기사들은 꽤나 올라온다는 것이 롯데 팬들의 분노를 더 자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언플이다 뭐다 하기는 싫습니다. 기아 구단에서 언론사에다 그런 기사를 실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식의 펙트는 없기에요....) 하지만 지금 현 시간 네이버 스포츠의 야구 페이지의 메인은 이런 상황입니다. 뭐가 문제인 것인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글쎄요....공에 맞아 누워버린 선수에 대해서는 26일 퇴원이라는 기사가 하나 있고, 윤석민 선수를 조성환 선수가 옹호하는 발언 하나 정도가 올라와있네요.....그냥 그리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8. 실수다.....네 실수 맞습니다. 하지만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한 후..."아~내가 고의성이 없었거든? 그러니까 좀 억울하지만 어쩌겠어. 그냥 넘어가자고".....이렇게 이야기할수는 없는 부분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금의 사태로 인해 경기 다음날 공황장애가 왔다는 식의 이야기는.....정말 몇몇 분들이 지적하신 것 처럼 그것이 사실이라면 윤석민 선수의 멘탈은 그 수준 밖에 안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9. 돌이켜보면 그날 윤석민 선수가 조성환 선수를 공으로 맞춘 직후 조범현 감독은 윤석민을 내리는 것이 옳지 않았나 싶습니다....그리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범현 감독이 '조성환 선수가 큰 부상이 아니길,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한다' 정도의 코멘트라도....윤석민 선수가 경기 직후 조성환 선수의 상태를 먼저 스스로 알아보고 다음날이라도 바로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 비교적 조용하게 넘어갈 수 있을 일이 아니었나 싶네요......

10. 마지막으로 자이언츠의 캡틴 조성환 선수가 빨리 뇌진탕 증세를 극복하고 그라운드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작년 시즌에도 채병용 선수의 투구에 얼굴을 맞아 큰 부상을 입었고, 올시즌 또 머리에 공을 맞아 몸쪽 공에 대한 공포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SK의 김성근 감독의 언급처럼 강한 근성으로 무장한 선수이기에 잘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윤석민 선수..제구력이 좋은 선수로 알고 있습니다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는 의외로 멘탈이 흔들리는 것 같더군요(올림픽이나 WBC에서 보여준 투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황장애 논란까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건 싫건 윤석민 선수가 한국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라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멘탈 부분의 약점(혹은 공황장애)을 극복해서 좀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추신> 기아팬분들이 말씀하시는 김선빈 선수에 대한 팬의 구타 부분은.....저 역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그 팬을 잡아내서 법적 책임을 묻고, 앞으로 두번 다시 야구장에 입장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하거든요.(최희섭 선수의 대응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된 펙트가 없기에 그냥 넘어갑니다....)

추신> 관중 문화 부분은 참 민감한 상황입니다. 야유나 이런것 까지 뭐라한다면 할말이 없는 것이고....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관중문화가 성숙했지만 여전히 일부 팬들의 추태는 지속되고 있지요....한국보다 리그의 역사가 오래된 MLB에서 종종 소란을 피우는 관중들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바로 안전 요원이 등장해서 구장 밖으로 쫓아내버리지요.....KBO에서 이런 식의 좀더 적극적인 노력들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물병을 집어던지는 팬들이 있었고.....또한 그 팬들을 나무라며 이물질 투적을 자제하라고 소리친 관객들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사직 구장이 무슨 야구에 미친 폭도들이 집합장소인냥 매도되는 것은 심한 오버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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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흑곰 2010/08/26 17:38 # 답글

    윤석민이 지난 경기에서 홍성흔 선수를 부상으로 보낸 상태에다가,
    4위 싸움을 하는 도중에, 안그래도 지난해 얼굴에 맞으셨던분인데 또 머리쪽으로 날라갔으니 -_-;
    롯데 일부팬분들의 과격한 행동은 충분히 이해해야지요 -___;
    ps. 기자분들이 다친사람을 중점적으로 취재해야지 다른데 취재하는건 아무리 팬심으로 봐도 좀 이해가 안되죠 ㅇ_ㅇ....
    ps2. 그리고 이 와중에 관련된 팀의 팬인척 하는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난동을 부리니 좀 더 심해진거 같군요 ㅇ_ㅇ...
  • 울프우드 2010/08/26 18:58 #

    야유나 이런 부분들은 이해를 합니다. 저도 롯데 팬이니까요...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상관이 없는 상대팀 선수를 관중이 가격하거나 행여 상관없는 사람이 맞아서 다칠 수 있는 생수병(물이 들어가있는)을 던지는 부분들은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일부 팬들의 난동은 글쎄요....그럴수도 있다와 그 행동이 옳다라는 측면은 분리해놓고 생각하고 싶네요.....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세리나 2010/08/26 18:29 # 답글

    진실은 모릅니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나도 절묘하니..
  • 울프우드 2010/08/26 18:58 #

    진실은 아무도 알 수 없겠지요....하지만 고의라고 생각은 하기 싫네요....(정말 고의라면 이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인지라....) 하지만 세리나 님 말씀처럼 상황이 너무 절묘하긴 합니다....흠...
  • 자연풍선생 2010/08/26 18:46 # 답글

    올시즌 약해진 멘탈 + 살려보내면 다음타자는 이대호 라는 긴장감 + 몸쪽공을 무서워하지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어서 스트라이크존을 좁히며 투수를 압박하는 타자 + 부상이후 100%라고는 할 수 없는 몸상태

    이렇게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걸 이겨내야 진짜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몇시즌 지옥같은 시즌을 보내고 나니 투수 멘탈이 다 거덜난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08년 09년이 사실 투수인성에 좋은 시즌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올시즌은 옆에 후배놈은 타선지언 받아가며 승수 쌓는데 자긴 불펜이(...)

  • LordKim 2010/08/26 19:53 #

    자연풍선생씨는 좋은글에 어물쩍 실려서 넘어가지 말고
    김선빈 폭행 드립에대한 답변이나 하시죠
  • 울프우드 2010/08/26 21:39 #

    윤석민 선수 본인이 이겨내야겠지요. 자연퐁선생 님께서 지적하신 복합적 요인들로 인한 제구 불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이틀 전 경기는 너무나도 타이밍이 묘했기에 분위기가 더 좋지 못한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KBO 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 리그에서 비운의 에이스가 어디 한둘이겠습니까....윤석민 선수 본인이 이겨내서 그 멘탈이라는 부분을 다시 찾거나 해야겠지요.....
  • 울프우드 2010/08/26 21:40 #

    LordKim/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 홍차도둑 2010/08/26 20:21 # 답글

    축구팬입니다만 맨 나중에 첨언하신 부분은 유럽의 축구장에서도 진행되는 부분입니다.
    그러한 폭력성에 대해서는 분명 한국도 도입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지 않았나 합니다.
    심정적인 울분은 이해할수 있지만 그러한 것이 폭력사태로 발전하면 오는 것은 결국은 공멸입니다.

    그런 만큼 그 부분은 분명 법적 처분 및 야구장으로의 출입 금지 등의 강경한 수단...이제 이것도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 울프우드 2010/08/26 21:21 #

    옳으신 말씀입니다. MLB 같은 경우 그러한 확고한 원칙이 있기에 구장 내에서의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니까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로니우드 2010/08/27 00:04 # 답글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하루만에 뚝딱 확진이 나오는 질환이었나요.ㄷㄷ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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