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이 예전 고려대 감독 시절 선수 입학과 관련하여 학부모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미 이글루스에서 몇몇 블로거 분들이 그 사건에 대한 포스팅을 해주셨고, 또한 기자들의 기사도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지요.....
뭐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시즌까지 응원팀의 감독이었고, 지난 2년간 팀을 꾸준히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도 이끌어낸 감독이기에.....아... 물론 본 블로그 주인장은 양승호 감독 재임 시절 그를 지지하는 입장보다는 비판하는 입장에 섰던 사람이고 지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제가 가장 싫어했던 부분은 언행불일치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요.... 헌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
이번 사건의 핵심은 야구판에서 일선 지도자들의 도덕성 자체가 상당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 노출되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아마 야구판에서 학부모와 감독 사이에 입학 혹은 출전 시간 등을 두고 금품이 오고갔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없이 이제까지 그저 하나의 관행인 것처럼 묵인하고 넘어가다가 이번 사태가 터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로 학생들이 진학을 하면서 갈수록 야구부가 있는 학교의 숫자가 줄어들다보니 상급 학교로 진학을 위해 이러한 잘못된 관행들이 형성된 것이지요.... 학부모들과 감독 사이에서 뿐 아니라 감독과 감독 사이에서도 금품이 오고가는 부분들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야구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한야구협회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노력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고, 아마 야구 지도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역시 전무한 것이 현재 한국 야구판의 현실이지요....
이미 올해 천보성 전 한양대 감독이 입시 비리로 구속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또다시 프로야구 선수 출신 감독이 예전 대학 감독 시절 입학을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건이 또다시 밝혀진 것이지요.....
심지어는 금품이 오고가는 과정에서 대한야구협회 심판 위원도 가담했던 사실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야구의 감독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야구의 기술만을 가르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또한 학생들의 꿈을 하나하나 실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도 동시에 해야 하지요.기본적으로 그들은 성인 프로야구 선수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아직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금품을 받고 학생들을 받고 안받고를 결정한다면 아이들은 도대체 어떠한 목적으로 운동을 해야 할까요.....
자신이 감독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사람이 운동장에서 훈련을 지휘하다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을 본다면 학생들을 도대체 어떠한 생각을 할까요.....
천보성, 양승호 정도만 실명이 거론되었지만 익명으로 많은 지도자들이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일부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이며, 이는 프로야구의 근간이 되는 아마 야구판 전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오전에 본 기사에는 작금의 상황에서 대한 야구 협회의 간부는 강력한 징계를 통한 자체 사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탄원서 제출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는 내용도 있더군요....이건 뭐.....
물론 아주 좋은 기량을 가진 학생들은 이러한 불법적 방법으로 상급 학교로 진학할 필요가 없겠지요. 학교 쪽에서 장학금 등 온갖 혜택을 주며 스카웃해가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에이스급 선수들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야구는 개인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단체 스포츠이며 화려하게 빛나는 에이스 플레이어도 필요하지만 화려하진 않지만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다수의 선수들이 있어야 더 매력적인 운동이지요.... 허나 비슷비슷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상급 학교 진학이나 경기 출전이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면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학생들은 어떤 의욕으로 운동을 해야할지 암담해질 뿐입니다.....
최근들어 올초의 승부 조작 사건, 프로야구 선수들의 잦은 음주 운전 사건들, 그리고 종종 들려오는 폭력 사건과 같은 부분들에 대해 언급하며 선수들의 소양 교육이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교 야구에서는 주말 리그제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정규 수업을 모두 듣고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물론 주말 리그제의 문제점 또한 많긴 합니다만...)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허나 이제는 학생 운동 선수들 뿐만 아니라 그들을 지도하는 감독 혹은 코치들의 인성 교육 및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들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할 때입니다.....
불과 10년 전 한국 프로야구는 200만 관중 시대로 폭망하며 위기를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허나 올해 프로야구는 최초로 7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얼마전 10구단 창단 승인이 나며 축제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허나 계속해서 야구판에서 이러한 좋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면 대중들은 야구라는 스포츠를 다시 외면할 것이며 순식간에 야구판은 다시 암흑기로 돌아갈테지요.....
많은 야구인들이 한국 야구의 문제점으로 인프라의 부족과 프로야구의 젖줄이 되는 아마 야구의 쇠락을 지적하며, 더 많은 고등학교 야구부들이 만들어져야 하며 인프라로 확충되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마 야구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지도자들이 이토록 도덕적으로 해이해져 있는 상태라면 어떤 학교에서 야구부를 새로 만들어 운영하려 할까요.....
최근의 여러가지 호재들에 대해 들뜨는 것이야 뭐라할게 못되지만 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어두운 부분들을 걷어내기 위해 야구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신 차려야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협회 차원에서 지도자 육성과 관련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지도자들 역시 스스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자각과 뼈져린 반성이 병행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제대로 가려내어 법적 책임 뿐 아니라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강력한 처벌을 통해 두번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을 꿈을 담보로 자신의 사적 이익을 채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용도 이해도 필요없는 것이니까요.....
- 2012/12/14 17:16
- kaga4467.egloos.com/300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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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에이스 하나에 선수끼워팔기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일종의 입시부정이나 다름 없는데 사람들이 언급조차 안할정도로 아마스포츠판에 비일비재한 일이었으니.. 솔직히 이번일도 양승호 정도 거물이었으니 사람들이 관심이나 갖는거지 지난 8월 천보성 한양대 감독이 잡혀갔을때나 배구 현캐에 하종하 감독 벌금형 받은건 아무도 기억하지 않잖습니까?
검찰수사도 확대 된다고 하니 이번기회에 비리관계자들 싹 정리하고 감독이 전권을 행사할수 있는 시스템을 조금 개선해야 된다고 봅니다
근데 참 전국대회 4강이니 8강이니 이런식으로 뽑으려니 성적지상주의 버려야 된다고 하고 성적이 아닌 방식으로 뽑자니 감독 코치의 재량권이 늘어나서 비리가 생기고 시스템이 어떻게 정비될지는 모르지만 쉽지는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