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서부 컨파 탈락 직후부터 그의 은퇴설이 계속 나오기도 하였고, 이제 그의 나이와 점차 노쇠화 기미를 보였던 기량들을 종합적으로 놓고 볼때 은퇴는 기정 사실이며 발표가 언제 나올까 정도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팀 던컨이 은퇴를 발표하였군요....
그가 쌓았던 19년 동안의 위대한 커리어에 비해 너무나도 조용히 발표된 은퇴 선언이었습니다.
97-98시즌 데뷔와 동시에 82경기에서 +20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리그에 등장한 던컨은 이후 지난 시즌까지 커리어 19년 동안 샌안에서만 플레이하며 9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샌안의 최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간결한 포스트 무브와 시그니처 무브였던 미들레인지 뱅크샷, 그리고 동료 선수를 살려주는 넓은 시야와 패싱 센스, 그리고 스크린 능력과 팀 디펜스의 중추를 담당하고도 남았던 수비 능력과 보드 장악 능력 등...그는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 포워드라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위대한 선수였습니다.
미스터 기본기라는 그의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화려한 플레이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공수 양면에서 그는 언제나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며 가장 확실한 득점원이자 수비수로 19년 동안 샌안을 지켜왔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의 커리어가 은퇴 발표 한줄로 끝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 믿어지지 않는군요.....
커리어 19년 동안 그가 쌓은 업적은 실로 위대합니다.
97-98시즌 Rookie of the year, 5번의 우승과 3번의 파이널 MVP, 두번의 정규 시즌 MVP, 15번의 올스타 선정, 퍼스트 팀 10번, 세컨드 팀 3번, 써드 팀 2번 선정에 All NBA defensive 1st team에 8번, 디펜시브 세컨드 팀에 7차레 선정되었습니다.
커리어 통산 26496득점을 기록하여 NBA 역사상 통산 득점 14위, 15091리바운드로 NBA 통산 리바운드 6위, 3020블락슛으로 리그 통산 블락슛 랭킹은 5위를 기록하였습니다. 통산 평균 기록은 1392경기 출장(그 중 선발 출장 1389경기), 평균 34분, 필드골 성공률 50.6%, 평균 19.0득점, 10.8리바운드, 3.0어시스트, 2.2 블락슛을 기록하였고, 플레이오프에는 통산 251경기에 출장하여 평균 37,3분, 필드골 성공률 50.1%, 평균 20.6득점, 11.4리바운드, 3.0어시스트, 2.3블락슛을 기록하였습니다.
정규 시즌 통산 득점이 평균 20득점을 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가 폄하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는 커리어 19년 동안 득점이 필요한 순간에는 득점을, 스크린이 필요할 때는 스크린을, 패스가 필요할 때는 패스를, 리바운드가 필요할 때는 리바운드를 확실히 잡아줄 수 있는 선수였습니다. 90년대 초반부터 nba를 보기 시작한 제 입장에서는 던컨 이전까지는 파워포워드하면 말론과 바클리를 먼저 떠올렸지만 던컨 등장 이후에는 말론과 바클리의 위대한 커리어를 감안한다할지라도(아...무관의 제왕들이여...) 던컨이 리그 역사상 최고의 4번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2016-17시즌....코비 브라이언트가 은퇴 경기를 가졌고 시즌 종료 후 이적 시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아주 조용하게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번이 은퇴를 선언하였습니다. 지난 19년 동안(그러고보니 그의 플레이를 처음 본게 벌써 19년 전이군요....저 역시 그만큼의 세월을 살아가며 늙은게 사실이고...) 농구라는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려준 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워낙에 긴 커리어를 보낸 선수인지라 그의 커리어에 대한 정리 포스팅은 차후에 작정하고 써야될 것 같군요......
마지막으로 팀 던컨 커리어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덧글
레전드가 하나 둘 떠나는군요
하지만 던컨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 건 그의 개인기록을 위해 애쓰기보다는 자기 스텟이 떨어져도 신경 거의 안쓰고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제가 던컨을 쭈욱 좋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게 데이비드 로빈슨의 꿋꿋함과 포포비치 감독의 용병술에 기인된 걸수도 있겠지만 실력있는 애들이 짬 좀 먹으면 자기 업적에 기록을 남길려고 발악하는 애들이 꼭 있었는데 던컨은 팀을 위해 자기가 나서기보다는 다른 애들이 실력발휘할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자기는 위기 상황일 때 실력을 발휘하면서 스퍼스를 지켜나갔고 이 위력이 플레이 오프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5회 우승을 거머쥐게 된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이 5회우승이지. 이게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90년대 00년대 10년대 통틀어서 우승 최소 한 번씩 먹었다는 건데 바꿔말하면 기복이 없는 꾸준히 강팀의 중심에 팀 던컨이 항상 지키고 있었다는 건데 잠시 반짝하다 사라지는 팀에 비해 이런 롱런을 유지한 강팀은 보기 드물겁니다.
다만 이번 시즌 67승 15패라는 게 스퍼스 역대 최고 시즌을 찍으면서 팀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불스의 6회 우승과 타이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지만 당시 불스의 최대 기록인 72승 10패를 갈아치운 골든스테이트와 플레이오프에서 갑자기 폭주해버린 오클라호마(하지만 서부 결승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이 서부결승전 사상 최대 턴오버를 남기는 굴욕을 남겼다는 건 덤.) 때문에 비운의 탈락을 맞음으로 말미암아 그의 은퇴는 더더욱 아쉽게 남을 따름입니다 ㅜㅜ
던컨이 은퇴하였지만 다음 시즌에도 저는 샌안을 응원할 것 같습니다. 듀란트의 가세로 골스가 거의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라인업을 꾸렸지만 그나마 서부에서 골스에 비빌 수 있는 팀은 샌안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고 던컨 이후 샌안의 시스템 농구가 어떠한 형태로 변화, 발전할지도 궁금하네요....
덕분에 로빈슨은 우승 반지를, 던컨은 리그 최고의 4번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